1. 청소년들의 정신 및 정서 건강 위기
전 세계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지표가 최근 몇 년 사이 악화일로에 있습니다. 국제 연구에 따르면 정신 질환은 현재 청소년 질병부담의 최대 요인으로 부상했으며, 2030년까지 청소년들이 정신장애나 자살로 인해 잃게 될 건강수명(years of healthy life)이 전 세계적으로 4,200만 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보고서는 오늘날 청소년들의 건강이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세계에서 위태로운 전환점(tipping point)에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울증, 불안장애, 자해 및 자살충동을 호소하는 청소년이 각국에서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정신건강 위기는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온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요인에 더해, 최근의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됩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시기의 등교 중단, 사회 격리, 경제 불안 등이 청소년기의 발달에 중대한 충격을 주었으며, 그 여파로 많은 청소년이 학습 결손과 사회성 위축,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CDC의 청소년 조사 결과를 보면, 2021년 기준 미국 고등학교 여학생의 57%가 지난 12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우울하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답해 10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남학생의 약 2배에 달하며, 청소년기 여성의 정신건강 악화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일본에서는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생이 529명으로 집계되어, 이전까지 최고치였던 2022년의 514명을 넘어섰습니다. 학생 자살 원인으로는 학업 성적 비관, 친구 관계 갈등, 진로 불안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도 약 31%에서 동반된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처럼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입시 스트레스와 사회적 압박으로 인한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두드러지는 양상입니다.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질병관리청의 전국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중·고등학생의 14.3%가 “지난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2013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청소년도 41.3%에 달해, 코로나 이전인 2020년(34.3%)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하나 우려되는 점은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입니다. 한국 청소년의 주중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1시간에 불과하여 3년째 감소 추세이며, 충분히 잠을 자고 있어 피로가 해소된다고 답한 학생은 22%에 그쳤습니다. 과도한 학업 일정과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스마트폰 사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수면 부족은 앞서 언급한 우울감 및 비만 위험 증가와도 밀접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악화되는 청소년 정신건강 지표에 대응하여, 각국 정부는 학교 상담인력 확충, 커뮤니티 기반의 멘탈헬스 지원, 소셜미디어 유해환경 규제 등 다각도의 대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평소 자녀와 대화를 통해 정서 상태를 살피고,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성장 발달과 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성장 발달, 특히 키 성장은 큰 관심사입니다. 청소년기의 최종 신장은 유전적 요인도 크지만, 영양, 수면, 운동, 스트레스 같은 후천적 생활습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성장 전문의들은 “아이가 또래보다 작다고 해서 무조건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를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생활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최근 소아내분비 클리닉 자료에 따르면, TV·인터넷·게임 등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일수록 신체 활동이 부족해져 성장에 불리하고, 고열량 위주의 식습관으로 어린이 비만이 될 경우 성장판이 빨리 닫혀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저해하여 성장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됩니다. 실제로 소아비만은 성장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고 뼈 성숙을 촉진하여 성장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성장기에 비만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키 크는데도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세 가지 생활수칙을 강조합니다:
- 충분한 수면: 매일 8시간 이상 숙면을 취할 것. 특히 밤 10시~새벽 2시 사이 깊은 잠을 잘 때 성장호르몬이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므로,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으로 늦게까지 깨어 있지 않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잠들기 전 휴대폰이나 컴퓨터 사용을 줄이고, 취침 전 편안한 독서 등으로 뇌를 안정시키면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 규칙적인 운동: 일주일에 3~4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할 것. 줄넘기, 농구, 수영처럼 온몸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은 뼈 끝 성장판 자극을 도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합니다. 특별히 “이 운동을 해야 더 큰다”는 것은 없지만, 아이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이 함께 주말에 운동하거나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아이의 운동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인스턴트식품이나 단 음식은 줄이고, 단백질·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한 고른 식단을 섭취할 것. 성장기에는 절대적인 칼로리 제한보다는 건강한 음식 위주의 식습관 형성이 우선입니다. 특히 편식하지 않고 과일, 채소, 우유 등을 골고루 먹어야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습니다. 과체중인 경우에도 급격한 다이어트보다는 키 성장에 해가 되지 않도록 현재 체중을 유지하면서 서서히 성장체중에 도달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지나친 스트레스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학업 부담을 조절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는” 기본이 아이들의 키를 키우는 최고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