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으로 아이 키가 큰다고?”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일 겁니다. 하지만 정작 과학적 연구로 확인된 사실이 있을까 궁금해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준비했습니다.
대한한방소아과학회지에 발표된 성장치료 관련 논문들을 모아 리뷰해 보겠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연구 중 90% 이상에서 ‘긍정적 효과’가 보고되었다는 점입니다.
- 어떤 연구에서는 한약 복용 후 아이의 신장 백분위수가 10%p 이상 상승했다고 기록했습니다.
- 다른 연구에서는 연간 성장속도가 또래 평균보다 더 빨라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또 일부 논문에서는 단순히 키뿐만 아니라, 체중 증가, 식욕 개선, 감기 횟수 감소 같은 전반적인 건강 개선도 함께 보고되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라면 이런 결과를 접하는 순간 “정말 효과가 있네? 우리 아이에게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2편에서는 국내에서 이루어진 여러 연구들을 살펴보며, 한약 성장치료가 실제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 국내 한약 성장치료 연구의 주요 통계와 의미
1. 긍정적 결과 비율 — 기대감 형성의 근거
- 총 19편의 임상 연구를 리뷰한 결과, 90.5%에서 한약 복용 후 성장 개선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즉,
약 10편 중 9편은 실제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부모님들 사이에 “효과가 있다”는 체감적 인식이 논문이라는 수치로도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큰 신뢰를 줍니다.
2. 사용된 주요 한약 성분:
- 健脾胃藥 (비위 강화)
- 補腎藥 / 補肺藥 (신장, 폐장 보약)
- 자주 활용된 약재: 茯苓, 陳皮, 甘草, 白朮, 山藥, 當歸, 砂仁, 熟地黃
3. 실제 효과 분석
- 이전 성장 속도보다 월간 + 0.3cm ~ 0.5cm 크는 효과 확인, 이는 한 번의 처방으로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하지만, 성공적인 성장을 위해 꾸준한 치료를 한다면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 될 수 있음을 시사.
- 특히 효과가 약간이라도 있을 때 아이의 자신감이나 부모의 만족도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성장부진 원인 치료를 통한 성장 촉진 시너지 확인.
3. 연구가 가진 역할: 출발점이자 신호
- 이 리뷰는 아직 대규모 RCT나 장기 추적 연구는 부족하지만, “한약에도 실제 근거가 있다”는 신호를 던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한국에는 한약 성장클리닉, 대학 한방병원, 공인 연구기관이 공존하며 임상과 실험 결과가 이어지는 토양이 있어, 앞으로 고품질 연구가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약 정리
항목 | 세부 내용 |
긍정적 보고 비율 | 90.5% 연구에서 긍정적 효과 |
HT042 효과 | +0.29cm (전체), +0.45cm (작은 키 그룹) |
골연령 경과 | 상대적으로 증가 속도 낮아 성장 지속 여력 시사 |
의미 | 단기적 성장 자극뿐 아니라, 부모 체감 신뢰 형성 가능 |
향후 과제 | 고도화된 RCT 및 장기 연구 필요, 한국은 그 가능성 있는 환경 |
부모들이 체감한 이야기
실제로 연구 논문 속 숫자 뒤에는 구체적인 가족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한 어머니는 연구 참여 중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밥도 잘 안 먹고 감기도 달고 살았는데, 한약 복용 후부터는 식사량도 늘고 아침에 더 잘 일어나요. 키도 조금씩 또래를 따라잡는 게 보여서 안심이 돼요.”
이처럼 ‘키 성장 + 전신 건강 개선’이라는 두 가지 결과가 함께 보고되었다는 점이, 부모들에게는 더 큰 설득력이 됩니다.
국내 임상연구는 아직 국제 기준에서 말하는 “확정적 증거” 단계는 아닙니다. 그러나 90% 이상 긍정적 효과 보고라는 결과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부모들에게는 큰 흥미를 주고 있습니다.
2. KI-180 연구: 대규모 관찰 데이터
한국 내 한약 성장치료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례가 바로 KI-180 연구입니다.
하이키한의원과 한국식품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제제는 가시오가피, 천마, 녹용 등 17종의 생약을 조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단순히 “전통적으로 좋다더라” 수준이 아니라, 현대 연구 방식으로 효과를 검증하려는 시도가 함께 이루어진 것입니다.
- 동물실험 단계: 성장기 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KI-180을 투여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혈중 IGF-1이 약 20% 증가, IGFBP-3는 약 11% 증가했습니다. 이 두 수치는 성장호르몬 축의 활성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이기 때문에, 제제의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했습니다.
- 임상 관찰 연구: 이어서 700명 이상 아동(남녀 8~14세)을 대상으로 1년간 관찰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 남아의 평균 키 성장: +8.7cm / 1년
- 여아의 평균 키 성장: +7.2cm / 1년
이는 같은 연령대 아동의 평균 성장치보다 다소 높은 결과로, “성장판이 열려 있는 시기에 충분한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임상적 의미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키만 자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연구 보고에 따르면, 식욕 증가·소화 기능 개선·감기 횟수 감소·수면 질 향상 등이 함께 나타났습니다. 이는 KI-180이 단순히 ‘키 크는 약’이 아니라, 성장 환경을 전반적으로 최적화하는 보조치료 역할을 했음을 보여줍니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아이의 체력이 붙고 잘 먹고 잘 자니까 키도 더 잘 자란다”는 자연스러운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
하지만 학문적으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 대조군 부재: KI-180 연구는 대조군 없이 진행된 관찰 연구이므로, 결과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시기 영양·운동·부모 키 등 변수를 충분히 제거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표준화 부족: 연구마다 사용하는 한약 조성, 용량, 치료 기간이 다 달라 국제 표준화가 어렵습니다.
- RCT 필요성: 세계 의학계에서 신뢰받으려면 반드시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RCT)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3. 앞으로의 과제와 의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한약 성장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 연구의 흐름: 기전 연구 → 임상 관찰 → 실제 환자 적용이라는 흐름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
- 부모들의 신뢰: 수많은 임상 사례와 부모 체감 경험이 쌓이면서, “한약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신뢰 기반이 형성된 점.
- 학문적 잠재력: KI-180 같은 성과가 향후 국제 기준 연구로 이어진다면, 한국은 세계 최초로 ‘성장 한약’을 과학적으로 제시하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미래 지향적 전망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한의원 성장클리닉 네트워크 + 대학 한방병원 연구 시스템이 동시에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이 독특한 기반은 향후 몇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RCT) 필요성
지금까지의 데이터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학계가 인정할 수 있는 대규모 RCT로 나아가야 합니다. - 표준화 연구와 국제화
한약은 개인 맞춤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연구 표준화를 어렵게 합니다. 따라서 처방 조성, 복용 기간, 평가 지표를 통일해 국제 연구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글로벌 성장의학과의 접목
한국은 이미 성장호르몬 치료와 한약 치료가 병행되는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서양의학+한의학 통합 치료 모델을 세계에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시리즈 3편 – “중국과 일본은 어떻게 할까? 동아시아 비교 리포트”
중국에서는 이미 수백 명 규모의 무작위 대조시험(RCT)이 진행되어, “한약 치료 아동이 평균 2cm 이상 더 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심지어 성장호르몬 주사와 병행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정반대입니다. 소아내분비학회가 “검증되지 않은 성장 보조제 남용에 경고”를 공식 발표하며, 아직 한약 성장치료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왜 같은 동아시아권에서 이렇게 극명한 태도 차이가 생겼을까요?
부모 입장에서 중국과 일본의 입장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적극적으로 임상 데이터를 쌓아가는 중국 vs 보수적으로 선 그은 일본”, 그 속사정을 깊이 비교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