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청소년 건강 이슈 총정리: 환경 변화부터 비만·정신건강까지 – 세번째 이야기

By highkilaab

1. 환절기 질환(계절 변화 시기의 건강 이슈)

환절기는 계절이 바뀌는 시기로 일교차가 크고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우리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때입니다. 이 시기에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감기나 독감(인플루엔자) 같은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증상이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한 명이 걸린 감기가 금세 학교 내에서 퍼질 우려가 있으므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 예절, 외출 후 손씻기 습관을 평소에 익혀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에는 국내에서 독감 환자가 급증하여 보건당국이 경계 수위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2023년 10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초등학생 연령(7~12세) 독감 의사환자 분율이 유행기준의 약 13배(86.9명/1,000명)까지 치솟았고, 청소년(13~18세)도 유행기준의 10배가 넘는 수준(67.5명/1,000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같은 시기 성인의 독감 환자 분율(30.3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독감이 소아·청소년층에 집중 발생했음을 보여줍니다. 방역 전문가들은 지난 3년간 마스크 착용으로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아 면역 형성의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이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은 독감 유행기에 대거 감염된 것으로 분석합니다. 다행히 치명률은 낮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결석자가 속출하고 소아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등 혼란이 있었습니다. 보건당국은 어린이와 청소년이라도 유행 시기에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꼭 받을 것과, 발열·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 착용 및 외출 자제를 당부하였습니다.

봄철 환절기에도 건강관리가 필요합니다. 꽃가루가 날리고 황사·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환절기에는 코감기를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나 고열·기침을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 검출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 실외활동을 줄이고, 부득이하게 나갈 때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여 유해 입자와 꽃가루를 걸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물을 자주 마셔 기관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실내 환기를 주 1~2회 짧게 하는 등 생활수칙을 지키면 환절기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면역력 유지를 위해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을 취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2. 호흡기 질환 동향과 대비

코로나19 대유행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후, 다른 호흡기 질환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걸릴 수 있는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 감염증입니다.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 사이에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 북반구 국가들은 이례적인 RSV 대유행을 겪었습니다. 미국의 소아병원 48곳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2022-2023년 RSV 입원 환아 수는 팬데믹 이전 시즌 평균보다 86.7% 증가했고, 특히 산소치료 등 고급 호흡기 지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가 7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형적으로 겨울에 유행하던 RSV가 2022년에는 가을 초부터 창궐하여 병원이 포화 상태를 빚자,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이를 “트리플데믹” (독감+RSV+코로나 동시유행)으로 규정하고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그간 RSV에 노출되지 않았던 영유아들이 한꺼번에 감염되면서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행히 2023년 이후 RSV 예방을 위한 신생아 모노클로널 항체와 임산부 백신 등이 개발되어 보급이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겨울철 소아 호흡기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경계가 필요합니다.

한편 백일해와 성홍열 같은 과거의 어린이 감염병들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한국에서는 2023년 하반기부터 학교 중심으로 백일해 환자가 급증하여,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지역사회 유행이 보고되었습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신고된 2급 법정감염병 중 백일해 환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성홍열과 수두 환자 증가도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백일해와 성홍열 같은 비말 전파 호흡기 감염병은 학령기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는 코로나 기간 동안 마스크 착용으로 유행이 억제되었던 병원체들이 사회활동 재개와 함께 면역 공백을 뚫고 퍼진 결과로 해석됩니다. 이 밖에도 2023년 겨울 국내에서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4~5년 만에 유행하고, 해외여행 증가로 홍역 등이 산발적으로 유입되는 등 여러 호흡기 질환의 동시다발적 발생이 관찰되었습니다. 방역당국은 2023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범부처 호흡기감염병 대책반을 가동하여 이러한 복합 유행에 대응하기도 했습니다.

호흡기 건강과 관련하여 대기오염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미세먼지와 오존 등의 오염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천식, 기관지염, 폐기능 저하 등 만성 호흡기 질환 위험이 높아집니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의 폐는 환경 유해인자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폐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대기오염을 “신종 담배”에 비유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의 폐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실외 활동 시 마스크 착용, 공기청정기 사용, 실내 공기질 관리 등을 통해 아이들의 호흡기를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호흡기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호흡기 감염병 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경험한 마스크 착용, 손씻기 생활화, 밀집된 실내공간 환기 등의 방역 습관을 일상 속에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독감백신, 폐렴구균백신 등 예방접종을 제때 맞혀 면역력을 갖추도록 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땐 등교나 출근을 자제하는 등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입니다. 호흡기 건강은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 노력이 함께할 때 지켜낼 수 있다는 교훈을 팬데믹을 통해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