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한약, 중국과 일본은 어떻게 할까? 동아시아 비교 리포트

By highkilaab

왜 중국과 일본을 비교하는가?

한국, 중국, 일본은 모두 동아시아라는 같은 문화권에 속해 있습니다. 세 나라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한의학(중국의 중의학, 한국의 한의학, 일본의 한방의학)을 공유해 왔고, 음식·생활·체질 인식에도 비슷한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키 성장’이라는 같은 고민에 세 나라가 어떤 해법을 선택했는지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키에 대한 사회적 욕망은 세 나라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이미 동양에서 가장 큰 평균 키를 가진 나라가 되었고, 중국과 일본 청소년들도 “더 크고 싶다”는 욕망이 강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치료에 접근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동아시아 비교가 흥미로워집니다.

한국 청소년의 평균 키, 왜 제일 클까?

OECD와 WHO 자료를 보면, 한국 청소년은 이제 동양에서 평균 키가 가장 큰 그룹에 속합니다.

  • 19세 남성 평균 키: 약 174~175cm
  • 19세 여성 평균 키: 약 161~162cm

이는 일본(남성 약 171cm, 여성 약 158cm)과 중국 일부 지역(남성 약 172~173cm, 여성 약 160cm)을 앞서는 수치입니다.

왜 한국이 이렇게 앞섰을까요?

  1. 영양 변화: 1970년대 이후 고단백·고칼로리 식단으로 급격히 전환.
  2. 보건·위생 개선: 소아 질환이 줄고, 성장 환경이 좋아짐.
  3. 키에 대한 사회적 선호: 부모들이 키 성장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 → 병원·한의원 성장클리닉 활성화.

즉, 한국의 평균 키는 단순히 유전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투자가 만들어낸 성과이기도 합니다.

1. 중국: “더 크고 싶다” → 국가가 밀어주는 전통의학

중국은 지역별로 키 성장 격차가 여전히 크지만, 경제가 발전한 도시권(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따라잡으려는 열망이 강합니다. 실제로 중국 학부모 사이에서는 “키는 최고의 투자”라는 말이 흔히 쓰일 정도로, 자녀 키 성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중국 정부 역시 이런 사회적 욕구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통의학(TCM)을 단순히 과거의 의술이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으로 밀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소아 성장 분야는 ‘국민 체격 향상’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특발성 저신장(ISS) 아동을 대상으로 한약 치료 임상시험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 수치로 확인된 변화

2022년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한약 치료군이 대조군보다 다음과 같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 평균 +2.16cm 더 성장
  • 연간 성장속도 +1.47cm 증가
  • IGF-1 수치 +31.8 ng/mL 상승

특히 성장호르몬 주사와 병행했을 때는 단독 투여보다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곧 “한약이 단독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현대의학과 병행하면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부작용 보고는 거의 없었고, 일부 두통·설사 같은 가벼운 증상만 있었으며 모두 자연 소실되었습니다. 안전성과 효과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동시에 축적된 셈입니다.

학부모들의 열기와 실제 사례

중국 대도시에서는 ‘키 성장 전문 클리닉’이 성업 중입니다.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 수십만 위안을 투자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 “아이 키가 크지 않으면 대학 입시, 직업 선택까지 불리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고,
  • 모델·아이돌·운동선수 지망생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180cm는 기본”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언론에서는 성장호르몬 주사와 함께 한약 치료를 병행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보도를 자주 다룹니다. 그만큼 ‘자연스러운 보완 요법’으로 한약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중국의 태도: “검증 중, 그러나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여전히 학술적으로 변수 통제가 충분치 않은 연구도 많다는 한계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수백 명 규모의 RCT를 지속적으로 발표하며 근거를 쌓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일본과 차별화됩니다.

즉, 중국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 한약은 아직 ‘완벽히 증명된 치료’는 아니지만,
  • “검증 중이지만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으며,
  • 임상 데이터를 계속 축적하면서 적극적으로 현대 성장치료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2. 일본: 키 욕망은 있지만, 치료는 보수적

흥미롭게도 일본 청소년들 역시 큰 키에 대한 열망이 강합니다. 최근 내원한 일본 출신 아이돌 지망생은 “저는 180cm까지 크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고백은 단순히 개인의 바람이 아니라, 일본 10대들 사이에서도 “키는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특히 아이돌, 모델, 운동선수 같은 분야에서는 170 후반~180cm 이상이 암묵적 기준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일본 청소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떻게 하면 키가 더 클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자주 올라오고, 영양제·스트레칭·운동 루틴을 공유하는 게시물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장치료는 보수적

하지만 일본 사회 전반을 보면, 한국이나 중국만큼 성장치료 시장이 활발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1. 사회적 관심의 부족
    한국처럼 성장클리닉이 대중화되지 않았습니다. 부모들의 투자 열기도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크면 크는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라는 인식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2. 경제적 문제
    성장호르몬 주사는 고가이고,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라 일반 가정에서 쉽게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3. 문화적 배경
    일본 한방(漢方)은 주로 성인 만성질환이나 체질 개선 위주로 발전했습니다. 한국처럼 소아 성장 분야로 확장되지 못했습니다.
  4. 인위적 개입에 대한 거부감
    일본 사회에는 여전히 *“성장은 자연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자연스러운 성장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성장호르몬이나 한약을 통한 개입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남아 있습니다.

일본 학계의 입장

이런 문화적 배경은 학계의 태도에서도 드러납니다. 일본소아내분비학회는 “근거 없는 성장 보조제 남용에 주의하라”는 공식 경고문을 발표하며, 한약이나 건강식품을 통한 성장치료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일본은 청소년들의 욕망과 사회적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학문적·사회적 시스템은 여전히 보수적입니다. 쉽게 말해, “키를 크게 하고 싶다”는 개인의 욕망과 “검증되지 않은 치료는 인정할 수 없다”는 학계의 태도 사이에 간극이 큰 상황입니다.

정리하자면,

  • 일본 청소년들 역시 한국·중국 못지않게 키에 대한 욕망이 크다.
  • 그러나 사회적·문화적 배경, 의료 제도의 한계, 학계의 보수적 태도로 인해 성장치료 접근은 제한적이다.
  • 결국 일본은 “키 욕망은 크지만, 치료는 소극적”이라는 독특한 위치에 서 있다.

3. 같은 문화, 다른 선택 – 그리고 한국의 길

중국과 일본을 비교해 보면,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태도, 국가 정책, 부모들의 참여 수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 중국은 “빅데이터와 국가 지원”을 앞세워 전통의학을 현대 성장치료로 끌어올리며, 국가적 전략으로 성장 문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 일본은 **“신중한 증거주의”**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키에 대한 욕망은 크지만, 학문적 태도는 철저히 보수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 한국은 이 두 나라 사이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과 축적되는 연구를 동시에 활용하며, 균형점을 모색하는 독특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이 비교는 단순히 “키 성장 치료 방법의 차이”를 넘어, 세 나라가 아이들의 미래를 어떤 가치와 방식으로 바라보는가를 비추는 문화적 자화상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부모로서 내 아이에게 지금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입니다.
한약 성장치료는 아직 모든 의문이 풀린 해답은 아니지만, 한국의 환경에서는 분명히 탐색할 가치가 있는 보완적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리즈 4편 – “임상연구로 본 한약의 성장 메커니즘”

➡️ 쥐 실험에서 한약 투여 후 성장판 연골세포가 두꺼워지고, ALP(알칼라인 인산효소) 활성 증가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녹용, 가시오가피, 천마 등 전통적으로 쓰여 온 약재들이 실제 세포와 호르몬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구체적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 “과연 한약은 우리 아이의 몸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까?”라는 질문에, 실험실에서 나온 흥미로운 답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