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열심히 하라고 하면서, 키를 키우려는 노력은 ?” — 키 성장에 대한 사회적 시선,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By highkilaab

공부는 열심히 하면 칭찬받습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받고, 시간을 쏟는 일은
‘노력’이라 인정받습니다.

하지만 키를 키우기 위해 한약을 먹고,
운동을 시작하고, 성장클리닉을 찾는 아이와 부모에게는
어떤 말을 들을까요?

“그건 욕심 아니에요?”
“키는 유전이야.”
“그렇게까지 해야 해요?”

같은 시간, 같은 정성, 같은 목표가 있음에도
공부는 응원받고, 키 성장은 의심받는 현실.
우리는 지금, 이 질문을 사회에 조용히 던져야 할 때입니다.

키에 대한 고민은 ‘겉모습’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은 키에 대한 관심을 ‘외모 집착’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키는 단지 눈에 보이는 숫자가 아닙니다.

  • 또래보다 유독 작아서 운동장에서 눈치를 보는 아이,
  • 발표를 하려다가 ‘작다’는 말을 듣고 다시 앉는 아이,
  • 친구들과 함께 사진 찍는 게 싫은 아이.

이 아이들에게 키는
자존감, 관계, 자신감, 심지어 진로 선택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상징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키에 관심을 갖는 건
단순히 몇 cm를 더 키우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아이가 세상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키는 유전”이라는 말은

“지구는 둥글다”는 말은

지금은 굳이 누가 꺼내지 않아도

누구나 사실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키는 유전이다”라는 말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사실이라는 것을 다 압니다.

하지만,

“키는 유전이니까 어쩔 수 없어”라고 하는 말은
잘못된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말이 노력을 멈추게 만들거나,
혹은 누군가의 정성을 쓸데없는 욕심으로 치부하게 만들 때,
키 작은 아이들에게는 마음속의 상처가 됩니다.

성장판이 아직 열려 있고,
생활습관을 바꾸고, 수면·영양·운동을 조절하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의 가능성을 “유전”이라는 말로 막아서는 안 됩니다.

키 성장을 위한 노력은 ‘욕망’이 아니라 ‘책임’입니다

성장클리닉을 찾는 많은 부모님은
남보다 앞서려는 게 아니라, 남들과 비슷하게만이라도 가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합니다.
또래 아이들보다 계속 작아지고,
성장 속도가 정체되는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는
내가 지금 뭘 해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집니다.

그 선택이 의학적 치료든,
한방 성장한약이든,
생활습관 개선이든,
그 출발점은 늘 아이의 내일을 위한 부모의 책임감입니다.

의사도 숫자가 아닌 가능성을 봅니다

성장 치료를 하는 의료진 역시
아이를 “몇 cm 크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진료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진짜 바라보는 것은,

  • 아직 열려 있는 성장판,
  • 충분히 분비되지 못하는 성장호르몬,
  • 제때 잠들지 못하는 수면 습관,
  • 스트레스로 위축된 심리적 상태입니다.

이 아이가 놓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때,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우리의 진짜 역할입니다.

키 성장은 성적처럼 점수를 매길 수 없습니다

공부에 늦은 아이를 위해 공부방을 알아보고,
과외를 붙이고, 앱을 설치하고, 시간을 쪼개는 건 ‘노력’입니다.

그렇다면,
성장이 느린 아이를 위해 한약을 먹이고,
일찍 재우고, 운동을 시키고, 검진을 받는 일은 왜 ‘욕심’이 될까요?

키가 크고 싶다는 마음은,
어쩌면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이 아이의 가능성을 넓혀주고, 자신감을 키워주는 과정이라면,
그 노력은 비난이 아니라 응원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키 성장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 정도면 컸다”와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말 사이에서
부모의 고민을 평가하고, 아이의 불안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성장 부진이나 저신장 아이들을 위한 공공적 지원,
올바른 치료와 정보 제공,
그리고 편견 없는 이해의 환경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키 고민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받아들여지는 사회,
그런 사회가 아이의 건강한 성장에 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키로 인해 웃기도 하고, 움츠러들기도 합니다.
그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건,
사랑이자 책임입니다.

그 노력이,
공부처럼 환영받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오해받지는 않아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는
“키 크고 싶다”는 말이
조심스럽게 꺼내야 하는 말이 되지 않도록,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꿔야 할 때입니다.